3줄 직접답변
- 가까워질수록 왜 서로에게 상처가 되는가.
- 예의와 거리는 왜 관계의 실패가 아닌가.
- 누구와 얼마나 가까이 있을지는 누가 결정해야 하는가.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 · 3화
사람, 가장 '고비용 저효율'의 자산
지난 보고서에서 우리는 행복을 위해 '방어 경영(고통 줄이기)'을 채택했습니다. 하지만 내부 리스크를 아무리 줄여도, 외부에서 치고 들어오는 변수가 있습니다. 바로 '타인(Others)'입니다.
마흔쯤 되면 인간관계 장부를 한 번쯤 털어볼 때가 되었습니다. 인맥이 곧 자산이라고 믿으며 술자리에 나가고, 경조사를 챙기고, 감정 노동을 투자했습니다. 그런데 결산해 봅시다. 그 투자의 수익률(ROI)은 얼마입니까? 돌아온 것은 상처, 피로, 그리고 뒷담화라는 '악성 채권'뿐이지 않습니까?
쇼펜하우어는 평생 친구 없이 지냈고, 유일하게 곁을 내준 건 반려견 '아트만' 뿐이었습니다. 니체는 이를 두고 비웃었지만, 회계적 관점에서 쇼펜하우어는 승리자입니다. 그는 인간관계라는 '불량 거래처'와의 거래를 최소화하여 감정적 손실을 '0'에 수렴시켰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이 까다로운 거래처를 다루는 기술, <고슴도치 딜레마와 최적 마진 전략>을 브리핑합니다.
1. 고슴도치 딜레마: 필연적인 '거래 비용'
쇼펜하우어는 인간관계를 '추운 날씨에 모여든 고슴도치들'로 묘사했습니다. 이 비유는 인간관계의 구조적 모순을 완벽하게 설명합니다.
- 추위 (고독/결핍): 혼자 있으면 춥습니다. 그래서 타인에게 다가갑니다. (거래 개시)
- 가시 (상처/간섭): 붙으면 서로의 가시에 찔립니다. (비용 발생)
- 반복: 아파서 떨어지면 다시 춥고, 추워서 붙으면 다시 아픕니다.
우리가 타인에게 상처받는 이유는 그 사람이 나빠서가 아닙니다. 구조적인 문제입니다. 인간은 누구나 자신만의 '가시(이기심, 허영심, 질투)'를 가지고 있습니다. 가까워진다는 것은 필연적으로 이 가시의 사정권 안으로 들어간다는 뜻입니다.
당신이 믿었던 친구가 배신을 하거나, 가족이 무리한 요구를 하는 것은 '사고'가 아니라, 거리가 가까워졌을 때 발생하는 '확정적 비용'입니다. 이 비용을 계산에 넣지 않고 "우리는 하나"라며 무턱대고 밀착하는 것은, 가시밭길에 맨발로 뛰어드는 무모한 투자입니다.
2. 정중함과 예의: 가장 저렴한 '리스크 보험'
그렇다면 우리는 평생 추위에 떨며 혼자 살아야 할까요? 쇼펜하우어는 고슴도치들이 찾아낸 해결책에 주목합니다. 바로 '적당한 거리'입니다. 서로의 체온은 느끼되, 가시에는 찔리지 않는 그 미묘한 거리. 인간 사회에서는 이것을 '정중함(Politeness)'과 '예의'라고 부릅니다.
많은 사람이 "친한 사이일수록 예의를 차릴 필요가 없다"고 착각합니다. 경영학적으로 최악의 판단입니다.
- 무례함: 상대의 가시를 건드려 보복 리스크를 높이는 행위입니다.
- 지나친 친밀감: 나의 방어벽을 해제하여 리스크에 노출되는 행위입니다.
- 정중함: 서로를 침범하지 않겠다는 상호 불가침 조약이자, 가장 저렴한 비용으로 안전을 보장받는 보험입니다.
쇼펜하우어는 "예의는 현명함에 속하고, 무례는 어리석음에 속한다"고 했습니다. 싫은 사람에게 굳이 화를 내거나 적을 만들 필요가 없습니다. 그저 정중하게 대하십시오. 그것은 가식적인 것이 아니라, 당신의 감정 자산을 보호하기 위한 '기술적 거리두기'입니다. 웃으며 선을 긋는 것, 그것이 프로의 태도입니다.
3. 모닥불 전략: 화상을 입지 않고 온기만 챙겨라
쇼펜하우어는 인간 사회를 '모닥불'에 비유했습니다.
- 현명한 자: 적당한 거리를 두고 불을 쬡니다. (이익 실현)
- 어리석은 자: 불이 좋다고 덥석 손을 집어넣었다가 화상을 입고, 비명을 지르며 차가운 고독 속으로 도망칩니다. (손실 확정)
40대의 인간관계는 이 '모닥불 전략'이 핵심입니다. 타인에게서 위로(온기)를 얻으려다 화상을 입지 마십시오. "안 보면 보고 싶고, 보면 이 갈린다(불견상견절치)"는 옛말은 이 딜레마를 정확히 꿰뚫고 있습니다.
모든 사람에게 사랑받으려 노력하지 마십시오. 그것은 불가능할 뿐더러, 유지 보수 비용이 너무 많이 듭니다. 당신의 에너지는 한정된 자원입니다. "남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라는 허영심(비용)을 줄이고, "내가 그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나도 피해받지 않겠다"는 원칙(이익)만 남기십시오.
4. 관계의 구조조정: '부실 채권'은 털어내라
쇼펜하우어는 "내면이 공허한 사람일수록 타인과 어울리려 한다"고 분석했습니다. 혼자 있는 시간의 지루함(권태)을 견디지 못해, 질 나쁜 관계라도 맺으려 한다는 것입니다. 이는 자산이 없는 기업이 악성 사채를 끌어다 쓰는 것과 같습니다.
지금 당신의 장부에 적힌 관계들을 냉정히 감사(Audit)해 보십시오.
- 만나면 기 빨리는 친구
- 자랑만 늘어놓는 동창
- 감정 쓰레기통 취급하는 직장 동료
이들은 당신의 흑자를 갉아먹는 '부실 채권'입니다. 쇼펜하우어는 말합니다. "우리의 모든 불행은 혼자 있을 수 없는 데서 생긴다." 관계를 끊는 것을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악성 부채를 상환하고 거래를 끊는 것, 즉 '손절'이야말로 자산 건전성을 높이는 최고의 경영 기법입니다.
5. 요약: 마진(Margin)이 남는 관계만 남겨라
인간관계에서 '대박'은 없습니다. 타인은 결코 나를 구원해주지 않습니다. 우리가 목표로 해야 할 것은 '손해 보지 않는 장사'입니다.
1. 기대 수익률을 낮추십시오: 타인이 내 맘 같을 거라는 기대를 버리면 실망(비용)도 없습니다.
2. 안전 마진을 확보하십시오: '예의'라는 완충지대를 두어 가시에 찔리는 사고를 예방하십시오.
3. 포트폴리오를 조정하십시오: 다수의 얕은 관계보다, 소수의 검증된 관계(또는 고독)에 집중 투자하십시오.
약간의 외로움(추위)은 감수하십시오. 가시에 찔려 피를 흘리는 것보다는, 조금 쌀쌀한 편이 훨씬 남는 장사입니다.
[독자를 위한 회계 감사 질문]
- Q1. 거래 비용 분석: 지난달 당신이 참석한 모임 중, 즐거움(수익)보다 피로감(비용)이 컸던 자리는 몇 번입니까? 그 모임에 꼭 나가야 할 "경제적" 이유가 있습니까?
- Q2. 리스크 평가: 당신과 가장 가까운 사람(가족, 절친)에게 최근 찔린 '가시'는 무엇입니까? 혹시 너무 가까이 붙어서 생긴 상처는 아닙니까? 적정 거리는 어디쯤일까요?
타인과의 거래 비용을 줄였다면, 이제 인류 역사상 가장 거대한 '불공정 계약'을 검토할 차례입니다. 바로 '사랑과 결혼'입니다.
호르몬이라는 사기꾼과 자연이라는 기획자가 만든 이 정교한 사기극에서, 당신의 지분은 얼마나 될까요? 다음 제4부에서는 <사랑과 결혼: 자연이 설계한 다단계 사기극의 실체>를 폭로합니다.
#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 비틀어 읽기
사유의 출발점
아르투어 쇼펜하우어의 저술과 그 철학적 논점에서 출발한 설탕바른위로의 재해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