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3줄 요약
- 완벽주의자는 해야 할 일을 늘리지만, 실제 행동은 우선순위가 흐려질수록 멈춘다.
- 삶을 바꾸는 것은 더 많은 결심보다 정말 중요한 몇 가지를 남기는 뺄셈이다.
- 하루는 의지로 채우는 시간이 아니라, 무엇을 포기할지 편집하는 시간이다.
「게으른 완벽주의자를 위한 생존 회계 장부」 · 4화 · 연재 목차
지난 화에서 우리는 감정이라는 ‘승객’을 뒷좌석에 태우고, 90초만 견디면 핸들을 다시 잡을 수 있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자, 이제 당신은 프라이팬을 꺼냈고(2화), 감정도 진정시켰습니다(3화). 드디어 책상 앞에 앉아 ‘할 일 목록(To-do List)’을 펼칩니다. 그런데 그 순간, 또 다른 절망이 엄습합니다.
- 영어 공부하기
- 보고서 작성하기
- 집 청소하기
- 인스타그램 업로드하기
- 다이어트 식단 짜기
- (그리고 기타 등등 10가지 더…)
할 게 너무 많습니다. 의욕이 앞선 완벽주의자인 당신은 이 모든 것을 ‘잘’ 해내고 싶습니다. 그래서 아침부터 밤까지 종종거립니다. 하지만 하루가 끝날 무렵, 침대에 누우면 묘한 패배감이 듭니다. ‘나 오늘 엄청 바빴는데, 정작 중요한 건 하나도 못 했네?’
이것은 당신의 능력이 부족해서가 아닙니다. 당신의 ‘투자 전략’이 틀렸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워런 버핏과 고대 스파르타 전사들에게 배우는 ‘가혹한 뺄셈의 기술’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1. ‘크리스’가 망하고 ‘크리스티나’가 성공한 이유
책 《나태한 완벽주의자》에는 두 명의 가상 인물이 등장합니다. 크리스와 크리스티나입니다.
크리스는 완벽주의자입니다. 그는 아침에 일어나 어질러진 집을 완벽하게 치웁니다(깔끔함 유지). 출근할 때는 가장 멋진 옷을 고르느라 20분을 씁니다(이미지 관리). 퇴근 후에는 요가 수업에 갔다가(건강), 집에 와서 건강식을 요리하느라 1시간을 쓰고(식단), 자기 전에는 유튜브로 재테크 공부를 합니다(자기 계발). 결과는? 그는 늘 피곤하고, 정작 그가 꿈꾸던 ‘동화 작가’가 되기 위한 원고는 단 한 줄도 쓰지 못했습니다. 에너지가 분산되어 ‘파산’했기 때문입니다.
반면 크리스티나는 다릅니다. 그녀는 자격증 취득이라는 목표를 세운 뒤, ‘스파르타식 제거’를 감행합니다. 그녀는 4개월 동안 집 청소를 포기했습니다. 옷은 매일 똑같은 것을 입습니다. 요리? 배달이나 간편식으로 때웁니다. 대신 그 아낀 에너지를 오직 공부에만 쏟아부었습니다. 집은 엉망이 되었지만, 그녀는 결국 자격증을 따고 원하던 커리어를 시작했습니다.
우리는 흔히 ‘추가를 통한 개선(Improvement by Addition)’을 꿈꿉니다. 더 좋은 차, 더 많은 취미, 더 많은 약속… 하지만 진짜 프로들은 ‘제거를 통한 개선(Improvement by Subtraction)’을 합니다.
고대 스파르타인들이 농사를 짓지 않고 오직 전투 훈련만 했듯이, 당신의 인생 장부에서 ‘수익이 나지 않는 항목’은 과감히 손절매해야 합니다. 완벽주의자인 당신이 실패하는 이유는, 중요하지 않은 일까지 완벽하게 하려다 에너지를 탕진하기 때문입니다.
2. 워런 버핏의 ‘살생부’ 작성법
그렇다면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버려야 할까요?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은 자신의 전용기 조종사에게 이런 조언을 했다고 합니다. 이른바 ‘두 가지 목록 전략’입니다.
1. 목록 작성: 인생에서 이루고 싶은 목표 25가지를 적어보세요. 2. 선택: 그중 가장 중요한 상위 5가지만 동그라미 치세요. 3. 폐기: 자, 이제 동그라미 치지 않은 나머지 20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대부분의 사람은 “5개를 다 하고 나서 시간이 남으면 20개를 해야지”라고 생각합니다. 일종의 ‘예비 목록’인 셈이죠. 하지만 버핏의 대답은 충격적입니다.
“틀렸네. 그 20개는 ‘어떻게든 피해야 할 목록(Avoid at All Costs List)’일세.”
이 20가지 목표들은 당신에게 ‘적당히 중요하고, 적당히 흥미로운’ 일들입니다. 바로 그 점이 문제입니다. 이것들은 당신이 상위 5가지에 집중하지 못하게 끊임없이 유혹하고 시간을 갉아먹습니다.
당신의 회계 장부에서 이 20가지는 자산이 아니라 ‘부채’입니다. 5가지를 달성하기 전까지, 나머지 20가지는 쳐다보지도 말아야 합니다. 이것이 냉혹한 이익 중심의 라이프스타일입니다.
3. 아침에 눈뜨자마자 ‘개구리’를 삼켜라
이제 해야 할 일이 5가지로 줄었습니다. 그렇다면 하루 중 언제 이 일을 처리해야 할까요? 여기서 등장하는 개념이 ‘개구리를 먹어라(Eat the Frog)’입니다.
마크 트웨인은 말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살아있는 개구리를 먹어라. 그러면 하루 종일 그보다 더 끔찍한 일은 없을 것이다.”
여기서 ‘개구리’란 당신에게 가장 중요하지만, 가장 하기 싫고 부담스러운 일을 뜻합니다. (예: 까다로운 클라이언트에게 전화하기, 논문의 서론 쓰기, 30분 달리기)
완벽주의자인 우리는 본능적으로 개구리를 피합니다. 이메일 답장을 하고, 책상을 정리하고, 커피를 마시며 개구리를 외면하죠. 하지만 개구리를 먹지 않고 미루는 동안, 당신의 뇌는 ‘심리적 이자’를 지불하고 있습니다.
“아, 저거 해야 하는데…”라는 불안감이 백그라운드 앱처럼 돌아가며 당신의 배터리(의지력)를 방전시킵니다. 오후 3시가 되면 이미 지쳐서 개구리를 처리할 힘이 없습니다. 결국 내일로 미루고, 이자는 복리로 불어납니다.
해결책은 간단합니다. 눈 딱 감고 아침에 제일 먼저 개구리를 삼키십시오. 가장 끔찍한 일을 오전 10시 전에 끝냈다는 그 해방감과 성취감(자기효능감). 그것이 남은 하루를 가볍게 만드는 최고의 도파민입니다.
4. 당신의 하루는 ‘편집’되어야 한다
당신은 영화감독입니다. 촬영한 모든 장면을 영화에 넣으면 그 영화는 10시간짜리 지루한 쓰레기가 됩니다. 명작은 ‘과감한 편집(삭제)’에서 나옵니다.
오늘 당신의 하루를 편집하십시오.
- 삭제(Delete): 버핏의 20가지 목록에 해당하는 일들 (예: 무의미한 웹 서핑, 중요하지 않은 사람과의 약속, 완벽한 청소).
- 배치(Cut & Paste): 가장 큰 ‘개구리’를 하루의 맨 앞(에너지가 가장 높은 시간)에 배치하십시오.
우리의 자원은 한정되어 있습니다. 시간도, 에너지도, 의지력도 예산이 정해져 있습니다. 이 예산을 ‘잡동사니’에 탕진하고 파산할 것인가, 아니면 ‘핵심 가치’에 몰빵하여 이익을 남길 것인가.
선택은 명확합니다. 중요하지 않은 일은 ‘나중에’ 하는 게 아닙니다. ‘절대’ 하지 않는 것입니다.
자, 이제 불필요한 일들을 쳐냈으니 시간과 에너지가 확보되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마음 한구석이 허전합니다. “내가 오늘 하루 개구리 한 마리 먹었다고 해서, 내 인생이 소설처럼 멋져질까?”
거창한 성공 스토리가 없어도 괜찮습니다. 당신에게 필요한 건 베스트셀러 소설이 아니라, 오늘을 충실히 살았다는 ‘영수증’ 한 장이니까요.
이 영수증이 어떻게 당신의 자존감을 흑자로 전환시키는지, 다음 화에서 공개합니다.
“하루 한 단어로 소설을 쓰라고요? 말도 안 되는 소리!” 네, 맞습니다. 소설을 쓰려고 하지 마세요. 대신 ‘영수증’을 남기세요. 기록이 없으면 인생은 ‘반복’되지만, 기록이 있으면 인생은 ‘축적’됩니다. 당신의 미시적인 행동을 위대한 자산으로 바꾸는 기술, <소설을 쓰지 마세요, ‘영수증’을 남기세요> 편이 이어집니다.
인용·참고
- 피터 홀린스, 『나태한 완벽주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