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왜 늘 적자처럼 느껴질까

3줄 직접답변

  • 욕망을 채우면 정말 행복이 남는가.
  • 인생이 뜻대로 되지 않는다는 사실은 왜 모욕처럼 느껴지는가.
  • 기대 수익률을 낮추는 일이 왜 패배가 아닐까.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 · 1화

당신의 인생 장부는 안녕하십니까?

마흔이 넘으면 누구나 한 번쯤 인생이라는 사업체의 중간 결산을 하게 됩니다. 20대에는 '상장 대박(IPO)'을 꿈꿨고, 30대에는 '매출(성취) 증대'를 위해 야근을 불사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40대라는 반환점에 서서 재무제표를 열어보니 어떤가요? 생각보다 남는 게 없습니다. 열심히 살았는데, 통장은 스쳐 지나가는 월급처럼 행복도 잠시 머물다 사라지고 허무함이라는 부채만 쌓여 있습니다.

사람들은 쇼펜하우어를 '염세주의자'라고 부르며 기피합니다. 세상이 온통 고통이라고 말하니까요. 하지만 제가 분석해 본 결과, 그는 비관론자가 아니라 ​지독하게 냉철한 '리스크 분석가'​였습니다. 그는 단지 인생이라는 비즈니스 모델 자체가 투입(욕망) 대비 산출(만족)이 나오지 않는 ​'구조적 적자 시스템'​임을 팩트로 제시했을 뿐입니다.

오늘부터 감성적인 위로는 걷어치우고, 계산기를 두드려보겠습니다. 왜 당신의 인생은 열심히 살아도 늘 마이너스인 것일까요?

1. 욕망: 상환 불가능한 고금리 부채

쇼펜하우어는 인간의 본질을 '삶에의 의지(Will to Live)'라고 정의했습니다. 이를 경영학적으로 번역하면, 우리 회사의 CEO가 ​'맹목적인 확장 본능'​을 가졌다는 뜻입니다.

문제는 이 확장의 동력이 '결핍'에서 나온다는 점입니다. 우리는 무언가가 부족하기 때문에 욕망합니다. 배가 고파야 밥을 원하고, 돈이 없어야 부를 원합니다. 즉, 모든 욕망의 시작점은 '마이너스(고통)'입니다.

우리는 욕망을 성취하면 플러스(\+)가 될 거라 기대하지만, 회계적으로 보면 이것은 그저 ​'마이너스 상태를 제로(0)로 되돌리는 부채 상환'​일 뿐입니다.

  • 배고픔(고통) → 식사(상환) → 포만감(일시적 0)
  • 지루함(고통) → 쇼핑(상환) → 카드값(새로운 고통)

쇼펜하우어는 "인간은 무수한 욕망의 덩어리"라고 했습니다. 하나를 갚으면(성취하면), 열 개의 새로운 청구서(욕망)가 날아옵니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처럼, 욕망은 원금 상환이 불가능한 고금리 악성 부채입니다. 이것이 인생 사업이 구조적으로 적자일 수밖에 없는 첫 번째 이유입니다.

2. 만족: 매출은 '찰나'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우리가 느끼는 '행복'이나 '쾌락'의 실체는 무엇일까요? 쇼펜하우어의 분석에 따르면, 행복은 ​"결핍에서 만족으로 넘어가는 빠른 전이(transition)"​의 순간에 불과합니다.

쉽게 말해, 매출이 입금되는 그 '띠링' 하는 알림음이 울리는 찰나만 기분이 좋다는 겁니다. 입금된 돈(성취)은 곧바로 적응이라는 비용으로 빠져나가고, 우리는 다시 무덤덤해집니다.
원하던 차를 샀을 때를 떠올려보십시오. 그 기쁨(매출)이 얼마나 지속되던가요? 1년? 아니요, 길어야 한 달입니다. 그 후엔 그저 '운송 수단'이 되거나 '세금과 유지비'라는 비용 덩어리로 전락합니다.

쇼펜하우어는 이를 그리스 신화의 ​'탄탈로스'​에 비유했습니다. 물을 마시려 하면 물이 마르고, 과일을 따려 하면 가지가 올라갑니다. 충족은 늘 불충분하고, 만족의 유효기간은 너무 짧습니다. 이것은 ​수익 구조가 극도로 취약한 비즈니스 모델​입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대박'을 꿈꾸며 계속해서 리소스를 투입합니다. 이것을 투자라고 부를 수 있을까요? 냉정히 말해 도박에 가깝습니다.

3. 시계추 이론: 파산(고통) 아니면 정체(권태)

이 적자 사업의 더 끔찍한 점은, 운 좋게 욕망을 다 채워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쇼펜하우어는 인생이 ​"고통과 권태 사이를 오가는 시계추"​와 같다고 분석했습니다.

  • 케이스 A (결핍):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함 → 고통 (자금 경색으로 인한 부도 위기)
  • 케이스 B (충족): 원하는 것을 너무 많이 얻음 → 권태 (시장 포화로 인한 성장 정체)

가난한 자는 먹고살기 위해 고통받고, 부자는 할 일이 없어 지루함(권태)과 싸웁니다. 욕망이 충족되는 순간, 목표가 사라진 인간은 끔찍한 공허함에 시달립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인간은 또다시 '도박', '전쟁', '사치' 같은 고위험 자산에 손을 댑니다.
결국 인생이라는 시계추는 '손실(Pain)' 구간과 '정체(Boredom)' 구간을 왔다 갔다 할 뿐, 안정적인 '순이익 구간'에는 결코 머무르지 않습니다.

4. 40대의 중간 감사: 기대를 수정하라

40대, '마흔'이라는 나이는 이 구조적 모순을 뼈저리게 체감하는 시기입니다. 20~30대에는 "성공하면 영원히 행복할 거야"라는 환상(분식회계) 속에 살았습니다. 하지만 마흔이 되어 어느 정도 성취를 맛보고 나니, 남은 건 "이게 다인가?"라는 허무함과 늙어가는 육체뿐입니다.

쇼펜하우어는 말합니다. "산다는 것은 괴로운 것이다."
이 말은 저주가 아닙니다. ​"이 사업은 원래 적자가 나는 구조이니, 헛된 대박을 꿈꾸며 비용을 낭비하지 말라"​는 컨설팅 보고서의 핵심 요약입니다.

기대 수익률을 낮추십시오. 세상이 당신에게 행복(이익)을 줘야 한다는 착각을 버리십시오. 원래 적자 사업임을 인정하는 순간, 역설적으로 마음의 평온이라는 ​'손실 방어'​가 시작됩니다.

[독자를 위한 회계 감사 질문]

  • Q1. 당신이 지금 간절히 원하고 있는 것(승진, 부, 사랑)이 있습니까? 그것을 얻었을 때의 기쁨(매출)이 그것을 얻기 위해 치러야 할 고통(비용)보다 크다고 확신합니까?
  • Q2. 최근 '심심하다'는 이유로 불필요한 소비나 관계(비용)를 늘린 적은 없습니까? 그것은 권태라는 '유휴 자산'을 잘못 관리한 사례 아닐까요?

구조적으로 적자가 날 수밖에 없는 이 시장에서, 그렇다면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폐업(자살)은 답이 아닙니다. 쇼펜하우어는 엉터리 재무제표를 찢어버리고, ​'손익분기점(BEP)'을 재설정하는 획기적인 경영 전략​을 제시합니다.
다음 제2부에서는 ​<행복론: 쾌락을 좇는 공격 경영을 멈추고, 고통을 줄이는 방어 경영으로 전환하라>​는 주제로 당신의 인생 장부를 흑자로 돌리는 구체적인 기술을 다루겠습니다.

#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 비틀어 읽기

사유의 출발점
아르투어 쇼펜하우어의 저술과 그 철학적 논점에서 출발한 설탕바른위로의 재해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