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마다 다른 성장을 공정하게 선발하려면 무엇이 필요한가

핵심 3줄 요약

  • 개인화 교육이 서로 다른 질문과 결과를 허용할수록 대규모 선발에서는 무엇을 같은 기준으로 비교할지에 더 큰 판단비용이 생긴다.
  • AI와 외부 자원이 결과에 함께 들어오는 시대에는 결과물만으로 학생의 능력과 성장을 설명하기 더 어려워진다.
  • 이 글은 선발의 필요성을 부정하기보다 대학의 성과를 “누가 들어왔는가”뿐 아니라 “들어온 사람이 얼마나 달라졌는가”로도 보자는 성장책임을 제안한다.

개인화 교육은 선발의 문제를 만난다

앞 편에서는 한 교실 안에서 서로 다른 질문과 과정을 보려면 얼마나 많은 시간과 판단이 필요한지 살펴봤다.

그런데 교육은 교실에서 끝나지 않는다. 어느 순간 학생은 다음 학교와 대학, 기회를 두고 다른 사람과 비교된다. 한 사람을 깊게 보는 평가가, 많은 사람 가운데 일부를 골라야 하는 선발로 이동하는 순간이다.

여기에서 개인화 교육은 더 어려운 문제를 만난다.

서로 다른 성장을 어떻게 공정하게 비교할 것인가.

서로 다른 성장을 비교하는 비용

모두에게 같은 시험을 치르게 하면 거칠지만 기준은 명확하다. 반대로 학생마다 다른 질문과 탐구, 다른 결과물을 허용하면 그 차이를 읽어야 한다. 결과물의 완성도, 질문의 깊이, 처음보다 얼마나 성장했는지, 실패한 뒤 무엇을 바꿨는지까지 본다면 비교는 훨씬 복잡해진다.

공정성은 왜 더 어려워지는가

그리고 선발에서는 한 가지가 더 붙는다.

이 서로 다른 사람 가운데 일부를 골라야 한다.

그 순간 공정성의 문제가 커진다.

AI 시대에는 무엇을 능력으로 볼 것인가

AI 시대에는 무엇을 능력으로 볼 것인가라는 기준 자체도 함께 흔들린다. AI가 없는 상태에서 무엇을 할 수 있는가만 볼 것인가. 아니면 도구를 쓸 수 있는 현실에서 그 도구를 이용해 얼마나 멀리 갈 수 있는 사람인가도 볼 것인가. 기초 능력 없이 AI 결과만 내는 사람과, 기초 능력은 있지만 도구를 이용해 자기 행동의 범위를 넓히지 못하는 사람을 같은 방식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이 질문까지 선발에 들어오면 결과물의 비교는 더 복잡해진다.

화려한 포트폴리오가 깊은 성장을 뜻하는가.

좋은 장비와 사교육, 부모의 정보, 외부 전문가의 도움은 어디까지 결과물에 들어가 있는가.

AI가 만든 부분과 학생이 판단한 부분을 어떻게 구분할 것인가.

한 학생에게는 평범한 결과가 매우 큰 성장이었고, 다른 학생에게는 훨씬 화려한 결과가 이미 익숙한 환경에서 나온 것이라면 무엇을 더 높게 볼 것인가.

개별화된 선발은 더 많은 판단비용을 요구한다

‘다양성을 인정하자’고 말하는 것만으로 이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개별화된 교육은 결국 개별화된 선발의 비용을 요구한다.

누군가는 읽어야 한다.

맥락을 확인해야 한다.

비교하기 어려운 결과 사이에서 판단해야 한다.

평가자가 많아질수록 평가자 사이의 기준도 맞춰야 한다.

점수 한 줄보다 훨씬 느리고 비싸다.

그리고 그 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면 우리는 다시 측정하기 쉬운 것으로 돌아가기 쉽다.

점수.

등급.

표준화된 시험.

숫자는 거칠지만 빠르고 설명하기 쉽다.

그래서 개인화 교육의 선발 문제는 기술 하나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한 사람을 제대로 판단하기 위해 사회가 얼마나 많은 시간과 비용을 감당할 것인가의 문제다.

선발과 대학의 역할은 연결되어 있다

그리고 이 선발의 문제는 대학의 역할과도 분리되지 않는다. 대학이 무엇을 좋은 학생이라고 보고 무엇을 자신의 성과로 인정하느냐가, 앞선 교육이 무엇을 준비하게 할지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좋은 대학은 좋은 학생을 뽑는 대학인가

그래서 한 가지 더 묻고 싶다.

대학은 왜 그렇게 많은 비용을 들여 좋은 학생을 고르려고 하는가.

좋은 대학은 좋은 학생을 많이 뽑는 대학일까.

아니면 들어온 학생을 더 크게 성장시키는 대학일까.

둘은 같은 질문이 아니다.

아주 뛰어난 학생을 선발하면 졸업생의 성취도 높을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그 결과 가운데 어디까지가 대학의 교육이고, 어디까지가 원래 뛰어난 학생을 뽑은 효과일까.

이 질문은 대학이 학생을 뽑지 말자는 뜻이 아니다. 제한된 자원을 배분하려면 선발은 필요하다.

다만 대학의 가치가 계속 ‘얼마나 뛰어난 학생을 골라냈는가’로 증명된다면, 대학은 성장 가능성을 오래 보고 키우기보다 이미 잘하는 학생을 더 정확히 가려내는 데 더 많은 힘을 쓰게 될 유인이 생긴다.

그러면 앞에서 말한 개인화 교육도 마지막 관문에서는 다시 한 줄의 비교로 수렴하기 쉽다.

학생마다 다른 관심을 찾아도,

서로 다른 질문을 허용해도,

다른 결과물을 만들어도,

마지막에 대학이 측정하기 쉬운 몇 개의 숫자로만 사람을 고른다면 교육은 다시 그 숫자를 향해 움직인다.

그래서 대학의 역할을 선발과 교육으로 나누어 볼 필요가 있다.

AI 시대에는 특히 그렇다.

지식의 독점가치가 약해지고 개인이 사용할 수 있는 도구가 강해질수록 대학의 의미를 지식을 공급하는 곳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워진다.

그렇다면 대학은 학생에게 무엇을 더해줄 수 있어야 할까.

더 좋은 질문을 만나게 하는가.

자기보다 뛰어난 사람과 경쟁하게 하는가.

서로 다른 분야의 사람을 연결하는가.

실패해도 다시 시도할 수 있는 자원을 제공하는가.

혼자서는 갈 수 없는 수준의 연구와 프로젝트를 경험하게 하는가.

그리고 무엇보다,

그 학생을 입학했을 때보다 얼마나 멀리 갈 수 있는 사람으로 만드는가.

대학의 성장책임이라는 질문

나는 이것을 대학의 ‘성장책임’이라고 부르고 싶다. 학술적으로 확립된 평가항목이 아니라, 교육기관을 바라보기 위해 이 글에서 사용하는 가치판단이다.

선발은 누가 이미 잘하는지를 찾는다.

교육은 들어온 사람이 무엇이 달라졌는지를 묻는다.

둘 다 필요할 수 있다.

하지만 선발의 성과가 교육의 성과를 대신 설명하기 시작하면 학교는 점점 좋은 사람을 골라내는 기술에 집중하게 된다.

선발효과와 교육효과를 구분해야 하는 이유

AI 시대에 교육이 바뀌어야 한다면 이 질문도 피할 수 없다.

우리는 아이에게 더 많은 가능성을 열어주자고 말하면서, 마지막에는 여전히 누가 현재 더 잘하는지를 가장 정교하게 골라내는 데 대부분의 비용을 쓰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한 사람을 한 사람으로 본다는 것은 느리고 비싸다.

개인화된 선발 역시 그렇다.

그래서 이 문제에는 간단한 해답이 없다.

다만 교육기관의 가치를 묻는 질문은 바꿀 수 있다.

누가 들어왔는가뿐 아니라, 들어온 사람이 얼마나 달라졌는가.

여기까지 오면 처음 AI에서 시작한 질문은 다시 사람에게 돌아온다.

기술이 할 수 있는 일이 계속 늘어나는 세계에서 우리는 아이에게 대체 무엇을 남겨야 할까.

다음에는 그 질문을 ‘행위자의 자리’에서 다시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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