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줄 직접답변
- 삶을 계산하지 않는다는 것은 무책임하다는 뜻일까.
- 나는 무엇을 지키느라 너무 심각해졌을까.
- 내가 다시 축제처럼 살 수 있는 자리는 어디일까.
매달린 절벽에서 손을 뗄 수 있는가 · 6화
긴 여행이었습니다. 우리는 지난 5부작의 여정을 통해 우리 영혼을 잠식하고 있던 거대한 '계산기'와 싸웠습니다. 타인의 인정이라는 이익을 얻기 위해 나를 지우고(1부), 추락이 두려워 낡은 가지를 붙들고 있었으며(2부), 남의 춤을 추느라 발이 부르텄고(3부), 나 혼자만 살겠다고 방문을 걸어 잠갔으며(4부), 결국 죽음이라는 파산 선고 앞에서 벌벌 떨었습니다(5부).
이제 우리는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습니다. 100척 대나무 꼭대기에서 뛰어내려, 다시 시끄러운 자동차 경적 소리가 들리고, 내일 출근 걱정이 밀려오는 이 지긋지긋한 현실의 땅으로 말입니다. 겉보기엔 변한 게 없어 보입니다. 여전히 월급은 통장을 스치고 지나갈 것이고, 상사는 불합리한 지시를 내릴 것이며, 세상은 우리에게 "손해 보지 않으려면 눈치껏 행동해"라고 속삭일 것입니다.
하지만, 당신은 변했습니다.
이제 당신의 손에는 매 순간 득실을 따지던 '가계부' 대신, 무엇이든 그릴 수 있는 '빈 도화지'가 들려 있습니다. 강신주 작가가 《무문관》과 니체의 철학을 통해 우리에게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명확합니다. "세상이 시키는 대로 사는 '낙타'의 짐을 벗어던지고, '사자'처럼 으르렁거린 뒤, 마침내 '어린아이'처럼 낄낄대며 놀아라."
마지막으로, 계산기가 사라진 자리에 우리가 채워 넣어야 할 두 가지 태도, '사자의 위엄'과 '아이의 천진난만함'에 대해 이야기하며 이 여정을 마치려 합니다.
1. 사자의 위엄 : "나는 원한다(I Will)"라고 선언하는 용기
우리는 내일부터 또다시 수많은 '청구서'를 받게 될 것입니다. 세상은 우리에게 끊임없이 요구합니다. "좋은 부모가 되어야지(의무)", "성실한 직원이 되어야지(책임)", "눈치 빠른 사람이 되어야지(처세)". 니체는 이런 외부의 명령을 "너는 마땅히 해야 한다(Thou Shalt)"라고 불렀습니다. 이 명령에 복종하며 무거운 짐을 지고 사막을 건너는 것이 바로 '낙타'의 삶입니다. 낙타는 불평하지 않음으로써 '생존'이라는 이익을 얻지만, 그 대가로 '자유'라는 가장 큰 자산을 잃습니다.
이제 당신은 '사자'가 되어야 합니다. 사자는 남이 주는 먹이를 기다리지 않습니다. 사자는 무리 지어 다니며 눈치를 보지 않습니다. 사자의 정신은 "나는 원한다(I Will)"입니다.
내일 출근해서, 혹은 누군가를 만났을 때, 당신의 마음속에서 "이걸 하면 손해일까?"라는 계산기가 켜지려고 할 때, 사자처럼 포효하십시오.
"아니, 그건 네 생각이고! 나는 내 길을 가겠다."
《무문관》 40칙에서 위산 스님은 스승이 낸 시험 문제인 물병을 발로 걷어차 버렸습니다. "정답을 맞혀야 칭찬(이익)을 받는다"는 노예의 계산을 박살 내버린 것입니다. 이것이 사자의 위엄입니다. 사자는 기존의 질서, 타인의 시선, 사회적 통념이라는 거대한 용(Dragon)과 싸워 이깁니다.
물론 싸움은 피곤합니다. 때로는 고독하고, 때로는 "별나다"는 비난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사회적 손실). 하지만 기억하십시오. 그 '불편함'과 '고독'이야말로 당신이 더 이상 세상의 노예가 아니라는 가장 확실한 증거(내적 이익)입니다. 내가 스스로 선택한 싸움이기에, 그 상처조차 나에게는 훈장과 같은 이익이 됩니다.
2. 아이의 웃음 : 심각해지면 지는 게임
사자가 되어 세상을 향해 "아니오(No)"라고 외쳤다면, 이제 무엇을 해야 할까요? 매일 으르렁거리며 싸우기만 한다면 삶은 너무 비장하고 고단할 것입니다. 파괴가 끝난 자리에는 새로운 창조가 필요합니다. 이때 필요한 것이 바로 '어린아이'의 마음입니다.
아이는 계산하지 않습니다. 모래성을 쌓을 때 "이걸 쌓으면 얼마를 벌까?"를 따지지 않습니다. 쌓다가 무너지면 "아이고 내 인생 망했네"라며 좌절하지도 않습니다. 그저 "와르르!" 하고 웃음을 터뜨리며 다시 쌓습니다. 아이에게는 모든 순간이 '놀이'이고, 그 놀이 자체가 목적입니다. 니체는 이를 "성스러운 긍정(Holy Yes)"이라고 불렀습니다.
우리가 1부에서부터 줄곧 경계했던 '심각함'은 어디서 올까요? 바로 '실패하면 손해'라는 계산에서 옵니다. 내 인생이 계획대로 흘러가야만 이익이고, 빗나가면 손실이라고 믿기에 우리는 매 순간 어깨에 힘이 들어갑니다. 하지만 어린아이의 눈으로 보면, 넘어진 것은 실패가 아니라 '새로운 놀이의 시작'일 뿐입니다.
"심각해지면 지는 거다."
이 문장이야말로, 우리가 도달해야 할 최종 목적지입니다. 조주 스님이 "개에게 불성이 없다(無)"고 말한 것, 머리에 신발을 얹고 나간 것, 이 모든 파격은 "삶을 너무 심각한 숙제처럼 풀지 말고, 가벼운 놀이처럼 즐기라"는 윙크와 같습니다. 수산 화상이 죽비를 들어 "죽비라 해도 안 되고 아니라고 해도 안 된다"며 제자들을 놀린 것도 유머를 회복하라는 뜻이었습니다.
잘하려고 하지 마십시오(이익 추구). 그냥 하십시오(놀이).
성공하려고 하지 마십시오(미래의 보상). 지금 즐거우면 그만입니다(현재의 충만).
결과를 계산하지 않고 과정 자체에 몰입하는 것, 이것이 바로 '망각'의 능력이며 '아이'의 초능력입니다.
3. 계산기 밖의 세상 : 일상(日常)이 기적(奇蹟)이 될 때
우리가 '이익과 손실'이라는 색안경을 벗어버리는 순간, 세상은 전혀 다른 모습으로 다가옵니다. 비가 오면 "옷 젖어서 짜증 나네(손실)"라고 투덜거리는 대신, 빗소리의 리듬을 즐기게 됩니다. 차가 막히면 "시간 낭비했네(손실)"라고 화를 내는 대신, 좋아하는 음악을 한 곡 더 듣습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1부에서 다루었던 "내가 의미를 부여하면 모든 순간이 이익이 된다"는 논리의 완성입니다.
상황은 변하지 않았지만, 내가 변했기 때문에 세상이 변한 것입니다. 이것이 불교에서 말하는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의 진짜 의미입니다. 깃발이 움직이는 것도, 바람이 움직이는 것도 아닙니다. 그저 당신의 마음이, 당신의 해석이 움직이고 있을 뿐입니다.
남전 화상은 조주에게 "평상심이 도(道)다"라고 말했습니다. 도는 산속에 있지 않고, 밥 먹고 차 마시는 일상 속에 있습니다. 하지만 계산기를 두드리는 사람에게 밥은 '연료'일 뿐이고, 차는 '카페인 섭취'일 뿐입니다. 계산기를 멈춘 사람에게만 밥알의 달콤함이 느껴지고, 찻잔의 온기가 기적으로 다가옵니다. "아침 죽을 먹었으면 발우를 씻어라"는 조주의 말처럼, 우리는 그저 현재의 행위에 온전히 몰입하면 됩니다.
100척 대나무 위에서 내려온 당신, 이제 당신의 발은 더러운 진흙탕을 밟고 있습니다. 하지만 당신은 압니다. 그 진흙탕 속에서 연꽃이 피어난다는 것을요. 당신은 이제 고통(손실)을 피하려 도망치지 않고, 기쁨(이익)을 얻으려 구걸하지 않습니다. 그저 오늘 하루, 내 앞에 펼쳐진 삶을 온몸으로 껴안고 뒹굴 뿐입니다.
4. 당신은 이제 '주인공'입니다
이 글을 읽는 당신은 어쩌면 여전히 무명(無名)일 수도, 가진 것 없는 '을(乙)'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상관없습니다. 알렉산더 대왕 앞에서도 "햇빛 가리니 비키시오"라고 말했던 디오게네스처럼, 당신은 당신 삶의 유일한 '단독자(Singular)'이자 '주인공(Master)'입니다. 주인공은 환경 탓을 하지 않습니다. "이르는 곳마다 주인이 되면, 서 있는 곳이 모두 참되다(수처작주 입처개진)"는 임제 스님의 말처럼, 당신이 서 있는 그 자리가 바로 우주의 중심입니다.
타인의 시선이라는 감옥에서 탈옥하십시오.
미래에 대한 불안이라는 족쇄를 끊어버리십시오.
그리고 지금 당장, 당신만의 춤을 추십시오.
음정이 틀려도 좋고 박자가 꼬여도 좋습니다. 그 춤을 추는 순간만큼은, 우주에서 당신이 제일 존귀합니다(천상천하유아독존).
우리의 여정은 여기서 끝나지만, 당신의 진짜 여행은 이제 시작입니다.
지도도 나침반도 계산기도 없이, 오직 당신의 두 발과 심장만을 믿고 떠나는 여행.
두렵지 않으신가요? 물론 두려울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압니다. 그 두려움조차 살아있다는 증거라는 것을. "흔들리면서도 웃을 수 있다면, 그게 바로 나의 단독성이다"라는 사실을 말입니다.
이제 책을 덮고, 문을 열고 나가십시오.
그리고 세상 한복판에서, 사자처럼 포효하고 아이처럼 웃으십시오.
"자, 큐(Cue)!"
당신의 무대가 막 올랐습니다.
[마지막 질문]
지금 당신의 눈앞에 놓인 현실, 그 지루하고 평범해 보이는 일상 속에서 당신이 '계산 없이' 그저 즐기고 사랑할 수 있는 것은 무엇입니까? 오늘, 당신은 어떤 놀이를 시작하시겠습니까?
출발점이 된 책
강신주, 『매달린 절벽에서 손을 뗄 수 있는가? : 무문관, 나와 마주 서는 48개의 질문』, 동녘, 2014. 이 글은 책과 『무문관』의 화두에서 출발한 설탕바른위로의 재해석이다. 책 정보